목회칼럼

미친척하고 사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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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척하고 사는 지혜
꼬마 물떼새는 강변 자갈 밭에 알을 낳습니다. 언뜻 보면 자갈과 구별하기가 어려운 모양과 색을 지닌 알을 낳기 때문에 어미는 종종 먹이를 구하러 둥지를 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알에서 새끼가 태어날때 까지 허구한 날 둥지에 앉아 그들을 품어야 합니다.
이때 둥지를 향해서 위협적인 존재가 다가오면 어미새는 지혜를 짜냅니다. 일단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숨습니다. 그러나 들켰다고 생각하면 홀연히 저 만치 날아가서 날개가 부러져서 잘 날지 못하는 양, 거짓 행동을 연출합니다. 이 무슨 횡재냐며 천천히 접근하는 포식자를 점점 더 둥지에서 멀리 유인 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날아서 도망칩니다."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의 컬럼에 있는 말입니다)
손무의 후손으로 역시 뛰어 난 병법가인 손빈은 방연 이라는 친구와 귀곡자를 스승으로 모시고 5년간 함께 병법과 각 종 지혜를 배웠습니다. 이 두사람은 어린날의 험난한 생활을 했다는 공통점 때문에 서로 위로하며 의형제까지 맺습니다. 어느정도 공부를 마쳤을 때 더 야심이 크고 출세욕과 명예욕이 앞섰던 방연이 먼저 위나라에 출사 하여서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됩니다.
그래서 스승의 문하에서 먼저 떠나면서 손빈에게 출세하면 너도 반드시 부르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막상 높은 자리에 오르자 자신의 가족과 측근만을 천거하고 손빈과의 약속은 가볍게 여겼습니다. 오히려 손빈이 자신의 경쟁자가 될 것을 우려하여서 일부러 연락을 취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묵적의 추천으로 위나라에 등용된 손빈은 선조인 손무의 "손자병법" 까지 익혀서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초초해진 방연은 손빈이 제나라와 사통하여서 반역을 도모 했다고 무고하여 발목이 잘리는 월형과 죄목을 얼굴에 문신하는 자형을 받게하고, 그를 사회로부터 격리시킵니다. 그러나 이것 도 모자라서 자기 사람들을 붙여서 감시하고, 죽일 기회 만을 노렸습니다.
손빈은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미친척'을 합니다. 오물을 뒤집어쓰고, 개거품 을 물고 발작하는 흉내를 내기도 했으며 심지어 배설 물로 인해 심한 악취가 나는 돼지우리에서 일부러 밥을 먹기도 합니다. 경계가 느슨해지자 그는 제나라의 사신과 함께 탈출하여서 제나라 군사(軍師)가 되고, 훗날 방연과의 전투에서 그를 사살합니다.
성경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영웅인 다윗이 여호와의 뜻을 거스린 사울왕을 대신 하여서 왕으로 임명이 되자 사울은 자신의 사위이기도 하고, 구국의 영웅이기도 한 다윗을 죽이려고 결심을 합니다. 수년 동안 그를 원수로 삼고 살기등등하여 그를 쫓는 일에 혈안이 되었습니다.
한번은 위급한 상황을 당하자 다윗은 적국인 나라 로 도망을 갔습니다. 그가 자기들의 원수인 다윗임을 알아차린 적국의 관리들이 그를 경계합니다.
그러자 갑자기 다윗은 대문 짝을 벅벅 긁고, 침을 수염 에 흘리면서 미친척을 합니다. 역시 경계가 느슨해 지고,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 들자 그는 무사히 탈출에 성공을 하였고 마침내 왕위에 오릅니다. (사무엘상 21:10-15)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스스로 해결할 수 없고, 피할 방법조차 없는 상황을 만나곤 합니다. 앞으로 갈수도, 뒤로 갈수도 없는 절박한 순간들을 가능하면 만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 만 자신도 모르게 그 순간 앞에 서게 되는 경우를 만나곤 합니다.
이런 위기의 상황에 '삶의 끈'을 놓을 수 없다면 '미친척'을 하라고 교훈 합니다. 불가항력의 적들 앞에서 자식을 지켜내려 했던 물떼새 어미나 막강한 권력 앞에서 무기력하게 노출되었을 때, 그러나 죽을 수 조차 없을 때 영웅들이 어김없이 선택한 것은 '미친척'이었습니다.
오래전 예능프로그램에서 이경규씨가 한 말이 생각 납니다. 요즘 남편들이 아침에 일어났을 때,60대는 '자는척', 70대에는 '죽은척' 을 해야하고, 80대에는 '미친척'을 해야 한답니다.
이왕해야 한다면 확실히 해야하겠죠? 그런데 서서히 나도 '죽은척 하는 연습'을 해야할 시기가 다가 옵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미친척'을 하면서도 기쁘고 즐거운 이유는 미친척을 하고나서 위기를 벗어 난 후에 다윗이 한 기도에 답이 있습니다. 그래서 안심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입니다.
시편34편17-19절에 보면
"의인이 외치매 여호와께서 들으시고 저희의 모든 환난에서 건지셨도다.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에게 가까이 하시고 중심에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 의인은 고난이 많으나 여호와께서 그 모든 고난에서 건지시는도다."